국내 저축은행의 대기업 및 중견기업 대출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5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대기업·중견기업 대출 잔액은 5조 3,124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작년 동기 3조 5,222억 원 대비 50.8% 급증한 수치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활성화 기조와 가계대출 규제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됩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저축은행 발전방안을 통해 자산 1조 원 이상 저축은행의 법인 차주별 신용공여 한도를 기존 120억 원에서 140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또한 비수도권 차주에게는 최대 10억 원을 추가로 허용하며 기업대출 확대를 유도했습니다.
대출 포트폴리오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부동산·건설업 대출이 줄어든 대신 제조업 대출은 3조 3,606억 원으로 늘어났습니다. 반면 서민금융의 핵심인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은 각각 1조 5,602억 원, 1조 7,000억 원가량 감소하며 대조를 이뤘습니다.
전문가들은 저축은행이 부동산 PF 위축에 따른 대안으로 상대적으로 안전한 중견기업 대출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합니다. 박준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제조업 등 생산적 금융으로 자금 물꼬가 트인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서민금융 공급 위축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